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호반건설 등 대형사들 관심 표명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재개발 구역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
다만 앞서 조합이 입찰 기준으로 제시한 공사비가 3.3㎡(평)당 730만원 이하로 낮은 점은 시공사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실착공까지 3~4년이 남은 만큼 향후 물가상승분을 반영할 경우 사업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게 조합 측의 입장.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노량진1구역) 조합은 다음 달 15일 2차 시공사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2002년 10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해당 사업은 2021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완료하고 지난해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취득했다.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 사이에 위치해 우수한 입지를 차지했지만 현재 뉴타운 내 유일하게 시공사 선정을 완료하지 못했다.
노량진2~8구역은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DL이앤씨·GS건설·SK에코플랜트 등이 수주해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를 시공할 계획이다. 구역별로 ▲2구역(415가구) SK에코플랜트 ▲3구역(1012가구) 포스코이앤씨 ▲4구역(844가구) 현대건설 ▲5구역(727가구) 대우건설 ▲6구역(1499가구) SK에코플랜트·GS건설 ▲7구역(576가구) SK에코플랜트 ▲8구역(987가구)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던 노량진1구역의 1차 입찰에는 시공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이 입찰 기준으로 제시한 3.3㎡당 730만원의 공사비가 물가 대비 낮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에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2구역은 3.3㎡당 공사비가 763만원이었다. 방배신동아(731만원) 과천주공10단지(740만원) 신정4구역(745만원) 등도 노량진1구역보다 공사비가 높았다.
지난해 9월 열린 노량진1구역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GS건설·호반건설·금호건설 등이 참석했다. 1차 유찰 이후에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불참했고 효성중공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다만 현장설명회 참석과 실제 입찰 여부는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된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경쟁입찰을 다시 선택해도 된다. 조합 측은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등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노량진1구역과 인접한 신노량진시장 정비사업을 수주해, 통합 개발을 진행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5일 새 조합장에 당선된 김문선 조합장은 "조합과 조합원이 시공사에 끌려다니지 않고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조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공사비 논란에 대해선 "실제 착공까지 3~4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에스컬레이션을 반영할 것이고 공사비만이 아닌 사업 조건을 분석해 좋은 품질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시공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청은 노량진1구역의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부정행위 단속반과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 홍보나 금품 제공 등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입찰 무효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노량진1구역은 올해 조합원 내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추진한다. 조합원 수는 1019명이다. 구역 내 단독주택 비율이 85%로 높고 불법 증축이 많은 점도 이주에 난관이 예상되는 요소다. 통상 철거와 이주에는 1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