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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공매 시장도 ‘한파’… 2년 새 낙찰률 77%→37%

신희정 2024-02-22 조회수 147
조선비즈 

부동산 침체에 공매 시장도 ‘한파’… 2년 새 낙찰률 77%→37%

입력2024.02.22. 오전 6:01
 기사원문
캠코, 작년 공매 입찰건수 1만7445건
2022년보다 32.9% 증가했지만
4분기 입찰경쟁률은 1.78대1로 ‘뚝’
부동산 시장 침체 전망에 공매 관심 떨어져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며 공매 시장에도 한파가 들이닥쳤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공매로 나온 부동산(건물·토지 등)은 크게 늘었으나, 어두운 부동산 전망 탓에 공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다. 공매에 참여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추가 약세를 점치면서 할인율이 큰 알짜 부동산에만 관심이 몰리고 있다.

22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압류재산 공매낙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매 입찰건수는 1만7445건으로 전년 1만3117건 대비 3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입찰 참가자는 지난해 1만3608명으로 전년 1만9224명에 비해 25.3% 줄어들었다. 경기 침체로 공매 시장에 나온 물건은 증가했지만, 부동산 업황이 악화하면서 입찰 참가자는 줄어든 것이다. 캠코는 국세·지방세의 체납으로 인한 압류재산을 처분하는 공매를 담당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공매 시장의 한파는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2021년 입찰건수는 8281건, 입찰 참가자 1만9348명이었다. 불과 2년 만에 입찰건수는 2배가량 늘었지만, 입찰 참가자는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입찰 경쟁률 역시 2022년 3.02대1에서 2022년 2.51대1, 지난해 2.07대1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경쟁률이 1.78대1까지 내려앉으면서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낙찰률도 2년 전보다 4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2021년 연간 낙찰률은 70~80%였으나, 부동산 시장이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2022년 50~60%대로 내려왔다. 그러더니 지난해에는 30~40%대로 떨어졌다. 쉽게 말해 2년 전에는 입찰에 나온 부동산 10개 중 7~8개가 팔렸다면, 이제는 3~4개 정도만 주인을 찾는다는 뜻이다.

공매 시장의 한파는 경기 침체와 지속되는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침체기에는 공매를 통해 부동산을 저렴하게 구입하더라도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

지난해 공매 입찰에 참가한 이들은 할인율이 큰 부동산에만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낙찰가율은 67.05%를 기록했다. 이는 제값이 100만원인 물건이 67만원에 팔렸다는 뜻이다. 부동산 호황기의 끝물이었던 2021년 4분기 낙찰가율은 79.40%였다. 2022년 2분기까지는 낙찰가율이 86.10%까지 치솟았다.

당분간 공매 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매 시장에 나오는 부동산은 증가하지만, 부동산 매매 수요는 침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매를 통해 부동산을 웬만큼 싸게 매입하지 않는 이상, 부동산 매매시장이 침체된 지금 높은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공매에 뛰어드는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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