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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권 노후단지 재건축 속도…역세권 500%까지 종상향

신희정 2024-03-26 조회수 618
서울경제 

강북권 노후단지 재건축 속도…역세권 500%까지 종상향

입력2024.03.26. 오전 10:31 
 
수정2024.03.26. 오전 10:38
 기사원문
신속통합기획보다 정비사업 기간 1년 단축
용적률 혁신 통해 사업성도 높여
상업지역 총량제 폐지로 상업시설 확대
유휴부지에 화이트사이트 적용

[서울경제]

지난달 서남권 대개조 구상안을 발표하며 도시 대개조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서울시가 이번에는 강북권역 대개조에 나선다. 시는 강북권을 상업지역 총량제에서 제외해 상업시설을 강남 수준으로 늘리고 창동 차량기지 등과 같은 대규모 유휴부지에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를 최초로 도입해 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하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사업기간을 기존 신통기획보다도 1년 가량 단축한다.

26일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2탄 ‘강북권 대개조-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했다. 시는 앞서 올해를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 원년’으로 선언하고 지난달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서울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서울 인구의 43%가 거주하는 강북권역(동북‧서북)을 50여년 간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 중심 신경제도시’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강북권은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 의 총 11개 자치구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를 자랑한다. 하지만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343.1만㎡)과 서북(176.2만㎡)을 합쳐도 타 권역보다 가장 작고, 지역내총생산(GRDP)도 최하위(동북 50조 원, 서북 33조 원)다.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도 46%가 강북권에 모여있다. 동시에 강북권역은 개발가능성이 높은 노후주거지,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대규모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학 등 풍부한 인프라 등을 품고 있어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강북권의 주거지에 대한 파격적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으로 개발지역을 확대하고 정비 속도를 높인다. 노후한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급’으로 변화시킨다.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보다도 사업기간을 1년 가량 단축한다. 이에 따라 127개 단지 약 10만 가구가 빠른 시일 내 정비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적률 혁신을 통해 사업성도 개선한다. 이를 위해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불가했던 65개 단지, 4만 2000여 가구에 대해선 용적률을 1.2배 상향해 사업추진을 돕는다. 재개발 요건인 ‘노후도’도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하고 폭 6m 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 경우 개발가능지역이 현재 286만㎡에서 800만㎡로 2.8배 이상 늘어난다.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까지 높인다.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나선다. 먼저 시는 강북지역에 대한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시설 운영을 허용해 현재의 2~3배까지 확대, 강남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상업지역 총량제란 지역별 상업지역 지정 가능성 예측을 위해 2030년까지 지역별로 총량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강북권의 상업지역은 동북권(343.1만㎡)과 서북권(176.2만㎡)을 합쳐도 도심권(814.8만㎡), 동남권(627.1만㎡), 서남권(615.8만㎡)보다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대규모 유휴부지에 대해서는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균형발전 사전협상제)’를 도입한다. 화이트사이트는 기존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인구 밀도가 높고 토지 이용이 제한적인 도심에 적합하다는 평가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싱가포르 방문 당시 서울의 낙후된 도심을 개발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도 화이트사이트를 적용해 건립됐다.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 적용 대상은 강북권 내 대규모 공공‧민간개발부지다.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휴부지와 역세권 등이 해당된다. 도입시 해당지역에 일자리기업 유치가 의무화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의 종상향과 용적률 1.2배, 허용 용도 자율 제안, 공공기여 완화(60→50%이하) 등이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창동상계 일대는 첨단기업과 대규모 문화시설이 융합된 동북권 신경제거점으로 거듭난다.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25만㎡)는 Bio-ICT 산업클러스터로, NH농협 부지(3만㎡) 일대는 주거‧판매시설로 조성계획이다. 신내차량기지 이전부지(19만㎡)와 중랑공영차고지(6만㎡), 면목선 차량기지(2만㎡), 신내4 공공주택(7만㎡) 등도 통합개발해 첨단산업, 일반업무지구, 문화시설, 주거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입체복합도시로 조성한다. 옛 서울혁신파크 부지(6만㎡)는 미디어콘텐츠와 연구·개발(R&D) 등 서울의 미래경제를 이끌어 나갈 융복합 창조산업 클러스터 ‘서울창조타운’으로 재조성된다. 수색차량기지와 상암DMC 일대는 서울대관람차‧미디어전시 등 K-컬쳐공간을 비롯해 하늘‧노을가든, 광역자원회수시설 지하화 등을 통한 세계적인 친환경 수변감성놀이공간으로 바뀐다. 시는 이후 일대 개발시에도 상암DMC와 연계해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시는 고려대‧연세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R&D캠퍼스로 선정, 용적률과 높이 등 규모제한을 완화하고 대학의 실질적인 혁신을 지원한다. 광운대 역세권(약 900실), 북아현3구역(약 500실) 등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는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 지상철도 지하화로 제2의 연트럴파크를 조성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에게 녹지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방안도 확대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사업 등을 통해 강북권 주민 누구나 20분 내 숲‧공원‧하천에 다다를 수 있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조성한다.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 등도 추진한다. 2025년까지 자치구별 1개 이상의 수변활력거점 조성도 완료한다. 현재 조성된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 걸어서 가깝게 만날 수 있는 14개 수변감성공간을 추가로 조성해 수변감성도시 서울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강북권역에 서울아레나, 권역별 시립도서관, 복합체육센터 등 새롭고 다채로운 시설 조성에 나선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민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강북권은 지난 50년간의 도시발전에서 소외돼왔다”며 “도시 대개조 2탄 강북권 대개조를 통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활력이 넘치는 신경제도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견인하는 강북권으로 재탄생하도록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폭넓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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